현대, 기아도 '구독 서비스' 운영 중! 성과는?

구독결제 인사이트

2024. 6. 7.

현대차, 기아차도 시작한 '구독 서비스'


2019년, 현대자동차와 기아자동차도 자동차 구독 서비스 '현대셀렉션'과 '기아플렉스'를 론칭했습니다.


론칭 당시 두 구독 서비스는 많은 기대를 받았는데요. 그 이유는 구독을 통해 차를 타는 것뿐만 아니라 보험, 정비, 자동차세 등 차량 구매 후 발생하는 부대비용까지 구독 서비스에 포함시켰기 때문입니다.

​현대셀렉션의 경우, Standard, Premium, Premium Plus 등급은 선납금, 위약금이 0원이고 구독 비용 안에 보험, 정비, 자동차세가 포함되어 있습니다. 경우에 따라 차량 교체도 가능합니다.

출처: 현대셀렉션 공식 홈페이지


기아플렉스도 마찬가지로 선납급, 위약금이 없고 보험료나 유지비 없이 월 구독료를 통해 차량을 이용할 수 있습니다.

요금제는 교환이 가능한 Monthly 패키지, Monthly 구독(단독형), Lite 구독(중고 구독형), Daily 구독(단기 구독형)으로 구성되어 있고 가격은 다르지만 70~120만 원 선에서 대부분의 차량을 이용할 수 있습니다. 다만 공식 홈페이지에 혜택이 제대로 나와있지 않아 자세한 사항은 문의를 통해 알아야 하는 듯합니다.

뭔가 설명이 별로 없는 기아플렉스... (출처: 기아플렉스 공식 홈페이지)



야심 차게 시작한 구독 서비스, 성과는?


아쉽게도 현대셀렉션, 기아플렉스 모두 성과가 좋진 않습니다.


현대셀렉션의 경우, 가입자가 2020년 1.4만 명에서 2023년 3.2만 명으로 3년간 1.8만 명을 확보하는데 그쳤습니다. 연평균 6천 명의 가입자를 확보한 셈이고 매년 43%의 성장이긴 하지만 기대에는 못 미치는 수준입니다. 기아플렉스도 사정은 비슷한데요. 2020년 9천여 명에서 2023년 1.8만 명으로 3년간 9천 명 정도를 확보했습니다. 연평균 3천 명의 가입자를 확보한 셈이니 현대셀렉션보다 더 낮은 결과를 얻은 셈입니다.

​테슬라를 시작으로 빠르게 성장하고 있는 목적 기반 모빌리티(PBV, Purpose Built Vehicle)는 테슬라의 OTA 구독 업데이트처럼 '구독' 형태를 기본으로 할 확률이 높습니다. 따라서 미리 사업을 시작해 소비자의 거부감을 줄이고 빠르게 서비스를 적용하기 위한 포석이라고 전문가들은 분석하고 있는데요.

​여러 과정을 감안하더라도 2024년 1분기 매출 40조를 넘은 현대자동차와 26조를 넘은 기아의 위용을 감안한다면 구독 서비스의 성장세는 '초라하다'라는 평가를 받아도 할 말이 없는 상황이긴 합니다.



구독 서비스, 왜 이용을 안 할까?


가장 큰 이유는 '자동차=내 소유물'로 인식하기 때문입니다.

차를 구매할 땐 한 번에 큰돈이 들어가지만 대출을 통해 월 납입을 하더라도 '내 것이니까' 하는 생각으로 돈을 낼 수 있죠. 하지만 구독은 비슷한 금액을 내는데 결국 내 것이 아니기 때문에 '돈을 쓰고 얻은 게 없다'라는 생각을 할 수 있습니다.

​또 자동차는 단순한 이동을 위해 보유하는 물건이 아니라 내 사회적인 지위나 내가 가진 부를 표현하는 수단이기도 합니다. 이걸 구독으로 이용하는 건 중요한 표현 수단 중 하나를 잃는 것이니 주저하게 될 수밖에 없습니다.


두 번째 문제는 '가격'입니다.

구독 서비스는 자동차 비용뿐만 아니라 유지 비용을 보장해 주는 대신 구독 가격을 높게 설정합니다. 구매자의 번거로움을 줄여준다는 이유인데요.

​자동차를 구매했을 땐 보통 '유지 비용'과 '일시적 비용'이 발생하게 됩니다. 유지 비용은 기름값처럼 발생하는 고정 비용과 수리, 점검 등의 일시적 비용으로 나뉘는데 일시적 비용을 매달 고정적으로 내는 것에 대한 거부감과 부담으로 작용하고 있다고 볼 수 있습니다.


세 번째는 이미 대안이 많다는 것이죠.​

'구독'이라는 단어를 쓰고 있지만 이미 자동차 시장은 렌트와 리스를 통해 차를 대여해 탈 수 있고 대여한 차를 인수하거나 포기하는 등 소유 결정을 할 수도 있죠. 월 납입, 년 납입은 이미 기존에 있는 시스템인데 소유 결정도 못 한다면 오히려 메리트가 떨어질 수밖에 없습니다.

​이외에도 이용 지역이 제한되어 있고 차량 수량이 한정적이라 원하는 차량을 탈 수 없다는 점, 차량 관리에 대한 불만도 구독 서비스를 주저하는 요인으로 꼽히고 있습니다.


자동차 구독이 성공하려면 테슬라와 같이 구독 소프트웨어 업데이트를 통해 제품 교체 비용 없이 차량 성능이 개선된다거나 구독을 통해 자동차를 구매한 것보다 훨씬 더 큰 효익을 얻을 수 있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상황을 보면 아직까지 답을 찾은 자동차 회사는 없어 보이는데요. 레드오션이라 생각한 시장에 언제나 구독 서비스를 통해 '새로운 물결'을 만들어내는 회사들이 있기 때문에 '자동차 구독 서비스는 안돼'라고 단정 짓기보다 어떤 형태가 시장을 흔들어놓을지 관망할 필요가 있어 보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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