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과 한 개에 6,000원?" 유통 문제를 '구독결제'로 극복한 미국
구독결제 인사이트
2024. 3. 29.
"사과 한 개의 가격이 무려 6,000원?"
사과 가격 폭등, 그런데 사과농장은 울상?
최근 이런 기사나 뉴스를 접한 분들이 많으실 겁니다. 농담이 아니라 현실이었다는 게 충격 그 자체였죠. 심지어 3월 초에는 사과 도매가격이 10KG당 91,700원을 기록하기도 했습니다. 개당 9천 원이 넘었다는 얘기죠. 하지만 정작 사과 농장은 울상이라고 합니다. 왜냐고요? 실제 수확한 사과를 판매한 가격은 개당 2,200원 정도밖에 되지 않기 때문입니다.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에서 사과 유통 비용 데이터를 살펴보면,
2022.11월 사과 유통비용 명세표 (출처: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
생산되는 가격의 거의 3배에 가까운 돈을 지불하고 구매하고 있는 상황입니다. 복잡한 농산물의 유통구조와 가격 결정 구조 때문에 이런 상황이 벌어진 셈이죠. 하지만 무조건 유통 구조의 문제라고 몰아가기엔 2023년 사과 재배량이 감소한 것도 중요한 원인입니다.
통계청의 '2023년 가을배추, 무, 콩, 사과, 배 생산량 조사 결과'를 살펴보면 2023년 사과 생산량은 39만 4,428톤으로 전년의 56만 6,041톤보다 30% 이상 감소했거든요. 또 농촌 고령화, 지구 온난화로 인해 재배 면적도 감소하고 있고요.
결국 생산량 감소와 불투명한 유통 구조가 겹치면서 엄청난 인플레이션이 발생한 겁니다.
벌써 '애플레이션'이라는 신조어도 등장했더라고요.
이 문제를 '구독 결제'로 극복한 곳이 있다?
이런 이슈는 당연히 우리나라만 일어나지 않고 많은 나라에서도 문제시되는데요. 이 문제를 '구독 결제'를 활용해 극복한 사례가 있습니다. 매우 당연하게(?) SaaS의 원조이자 구독에 미친 나라, 천조국 '미국'입니다.
우리나라도 '유통혁명'이 필요한 시점이다. (출처: SITKA Seafoodmarket 공식 홈페이지)
싯카 시푸드 마켓(SITKA Seafood market)은 2012년 시작한 회사로 12년이나 됐는데요. 처음엔 알래스카의 싯카 어부인 마쉬에 의해 시작됐습니다. 소형 보트 어부였던 아버지를 따라 어부가 된 마쉬는 미국의 다른 지역에서 알래스카 해산물을 먹었다가 맛이 다르다는 걸 깨닫고 생산자-소비자 직배송 사업을 시작했다고 합니다.
사업을 시작한 배경에서도 알 수 있지만 싯카 시푸드 마켓은 두 가지 문제를 해결하고자 했는데요.
1. 복잡한 유통 구조를 거치면서 해산물의 신선도가 떨어지고 맛과 영양가가 희석되는 문제
2. 생산자는 돈을 벌지 못하고 소비자는 비싸게 해산물을 사야 하는 문제
첫 번째 문제는 중간 유통 과정을 생략하여 소비자가 신선한 알래스카 해산물을 맛볼 수 있게 만들었고, 두 번째 문제는 '구독 결제 서비스'를 도입하여 소비자는 저렴하게 해산물을 구매하고 생산자도 기존보다 높은 수익을 얻을 수 있도록 만들었습니다.
신선한 알래스카 해산물, 과연 그 맛은? (출처: SITKA Seafoodmarket 공식 홈페이지)
구독 상자는 1회 구매 시 159달러로 한화로 약 21만 4천 원에 구매할 수 있습니다. 정기 구독할 경우 매월, 격월을 선택할 수 있으며 매월을 선택할 경우 1,812.60 달러, 격월을 선택하면 906.30달러로 해산물을 받아볼 수 있습니다. 1개월로 환산하면 약 151달러로 1회 구매보다 8달러 정도 저렴하게 구매할 수 있네요.
해산물은 구성되어 있는 제품을 받을 수 있고 본인이 선택해 받을 수도 있습니다. 미국에서 구독 상자로 배송되는 건 대부분 '커스터마이징'을 기본 옵션으로 가지고 있는 듯합니다.
싯카 시푸드마켓(SITKA Seafoodmarket), 매출은 잘 나올까?
정확한 매출을 확인할 순 없지만 싯카 시푸드 마켓을 소유하고 있는 SITKA Salmon Shares의 추정 수익은 연간 750만 달러로 한화 110억 정도라고 합니다. 거의 비슷한 BM을 가지고 있는 와일드 알래스카 회사의 추정 수익은 연간 275만 달러인데 약 3배 정도 차이가 난다고 합니다. 확실히 우위를 점하고 있는 모습이죠.
직원당 예상 수익은 111,940달러인데 한화로 약 1억 5,500만 원 정도입니다. 2022년 기준 미국의 1인당 가구 소득이 39,167달러니 수익도 괜찮은 듯합니다. 자금 조달도 2018년까지 4번을 진행했고 약 110만 달러(한화 14억 원)를 모집했다고 하네요.
물론 유통, 물류 등 국내법이 미국과 다르기 때문에 국내에서도 이런 방식이 가능할지는 알 수 없습니다. 하지만 이런 일을 반복적으로 겪지 않으려면 유통망을 개선하고 생산자가 더 많은 수익을 확보해 사업을 이어갈 수 있도록 조치가 필요할 것 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