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전자, 구독 서비스 매출 1조억 달성을 위해 선택한 '신사업'은?!
SaaS in the world
2024. 7. 3.
LG 전자의 야심찬 목표 '구독 서비스 매출 1조'
꿈이 아니라 현실이 될 듯하다.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LG전자는 2023년 가전 구독 사업을 통해 9,628억 원의 매출을 달성했다.
"매출 9,628억 원? 어느 정도 규모인건데?"
한국증권선물거래소의 유가증권시장 및 코스닥 시장에 상장된 기업을 시가총액 기준으로 1위부터 500위까지 정리한 'MKF500'라는 것이 있는데, 이걸 기준으로 보면 2023년 매출액 9,628억 보다 많이 번 회사는 총 LG전자를 제외하고 190개 회사밖에 없다. 나머지 310개 회사는 이 매출보다 낮다는 의미다.
또 2023년 LG전자는 약 29조억 원의 매출을 올렸는데, 전체 매출의 약 3%를 구독 서비스를 통해 만들어 낸 셈이다.
단건 결제와 달리 구독 서비스는 매월 고정 수익이 발생하기 때문에 기업 입장에서 수입을 예측하기 쉽다는 장점이 있고 경쟁사인 삼성전자가 아직 구독 서비스를 고민하고 있는 상황이라 타이밍이 매우 좋기 때문에 LG전자는 더 공격적으로 시장 장악을 하겠다는 의지를 불태우는 중이다.
'2024년 매출 1조억 원 달성'은 LG전자의 공격적인 시장 확장을 대변하는 표현이기도 한데, 이걸 실제로 달성해버릴 듯하다.
24년 1분기에만 3,456억 원의 매출을 달성했는데 이는 작년 대비 72%나 증가한 수치다. 월평균 1,152억의 매출을 달성한 셈인데 이를 1년으로 변환하면 2024년 예상 매출은 1조 3,800억 원 정도로 목표치를 상회 달성하게 된다.
2018년 정수기 구독부터 시작해 7년간 노력해온 보상을 제대로 받고 있는 셈이다.
'구독 서비스 매출 1조' 달성을 위한 LG전자의 빅 픽처는?
매출 1조억 원을 달성하기 위한 LG전자의 빅 픽처는 바로 'B2B 구독 서비스'다.
LG전자는 이달부터 로봇 구독 서비스(Raas: Robot as a Service)를 론칭했다. 이제 리테일 매장, 호텔, 병원, 식당 등의 공간에서 서빙을 하는 클로이 서브봇(CLOi ServeBot)을 자주 보게 될 듯하다.
클로이 서브봇은 '공감지능 AI'라고 한다. (출처: LG전자 뉴스룸)
국내 서빙 로봇 시장이 중국에 1위 자리를 내주고 있다는 사실을 알고 있었는가?
국내 서빙 로봇 시장은 아직 산업 규모나 실태를 파악할 수 있는 데이터가 부재한 상황이라 작년 말부터 한국로봇산업협회(KAR)와 한국로봇산업진흥원(KIRIA)가 산업 현황을 조사 중이다. 24년 2월에 결과 보고가 목표인데 아직까지 내용이 없는 걸로 봐선 시간이 더 걸리는 모양이다.
추산하기로는 서빙 로봇의 70%가 중국산인데 중국 스타트업 푸두로보틱스가 만든 '푸두봇'을 사용 중이다.
이게 시장에 왜 퍼졌는고 하니, 국내 유통 업체 브이디 컴퍼니가 2019년부터 국내에 푸두봇의 유통을 시작했다고 한다. 재밌는 건 LG유플러스도 브이디컴퍼니와 협약을 맺고 'U+서빙 로봇 푸두봇'을 출시하기도 했다는 거다. 지금은 클로이와 함께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출처: LG U+ 공식 홈페이지
현재 국내에 약 1만 대가 보급되어 있는 것으로 추산되는데, 이 시장이 생각보다 성장하지 못한 이유는 제품의 초기 구매 비용과 전문적인 제품 관리 및 점검 때문이다.
LG전자는 클로이의 구독 서비스를 통해 초기 비용을 낮추고 6개월마다 케어솔루션 매니저를 통해 전문적인 관리와 서비스를 제공하여 시장의 불만도를 크게 낮춰 시장 1위를 가져옴과 동시에 규모를 키우겠다는 심산이다.
현재 클로이의 구독 서비스는 위 모든 서비스를 포함하여 월 66만 원에 사용 가능한데 이를 기반으로 단순 계산을 한번 해보자.
2023년 추산으로 시장 내 서빙 로봇은 1만 대고 그중 70%가 푸두봇이니까 7,000대 정도로 볼 수 있다. 시장 점유율 1위를 탈환하려면 기존의 푸두봇 보급 대수를 낮추거나 시장을 키워 저 수치를 넘어서야 하는데 간단하게 8,000대 정도로 시장 1위를 탈환했다고 단순 가정해 보자.
660,000원 x 8,000대 = 5,280,000,000원
월 52억의 매출이 발생하며 1년이면 약 633억 원이다. 여기에 작년 LG전자 구독 서비스 매출 증대를 위해 동남아에 진출해 좋은 결과를 얻었는데 이를 기반으로 해외 진출까지 성공한다면 1,000억 원도 가능할 수 있다는 소리다. 물론 단순 가정이기 때문에 시작하자마자 이런 결과를 얻긴 어렵겠지만 새로운 시장을 발견했다는 건 매우 고무적이다.
추가로 LG전자 사내벤처에서 개발한 튀김 요리용 제조 로봇 '튀봇(Tuiibut)'도 구독 서비스로 함께 선보인다고 한다. 아직 낯선 영역이긴 하지만 보급에 성공한다면 또 새로운 블루오션이 추가되는 셈이니 매출 증대를 기대해 볼 수 있을 듯하다.
성공적인 구독 서비스는 여러 상황을 고려해야 한다
LG전자의 구독 서비스 성공은 정말 다양한 요소가 결합되어 만들어졌다.
높은 품질, 공격적인 마케팅으로 얻은 매우 높은 제품 인지도
집값 상승으로 인해 매매보다 전월세 형태의 거주 문화가 두드러지면서 가전 구독에 대한 소비자 관점의 변화
유지를 귀찮아하는 소비자의 심리 파악
온갖 서비스들이 구독 결제화되면서 구독 서비스에 대한 유저들의 불신과 불만이 예전보다 높아졌지만 여러 상황을 통해 유저의 가려운 부분을 확실하게 긁어준다면 유저들이 기꺼이 구독 서비스를 이용한다는 것을 알 수 있다. 따라서 구독 서비스를 준비하거나 혹은 전환할 생각이 있다면, 현재 내 사업 군의 상황만 고려하지 말고 연계된 여러 상황을 반드시 함께 고려해야 한다는 것을 잊지 말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