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팡페이, 당근페이... 이게 뭐지? '임베디드 금융'을 알아보자

SaaS in the world

2024. 7. 17.

쿠팡페이, 네이버페이... 카드사가 아닌데 어떻게 한 거지?


이런 것들을 '임베디드 금융'이라고 한다.

임베디드 금융(Embedded Finance)은 은행, 카드사가 아닌 비금융 기업이 자신의 플랫폼 내에 금융 서비스를 탑재하는 것을 의미한다. 국내에선 네이버페이, 카카오페이, 토스페이, 쿠팡페이 등이 대표적인 임베디드 금융에 해당한다.


"어? 카카오랑 토스는 은행 아닌가요?"


네이버는 쉽게 이해하는데 카카오와 토스의 경우 이런 질문을 하는 분들이 있다. 물론 카카오뱅크와 토스뱅크는 제1금융권에 해당한다. 하지만 카카오페이와 토스페이는 뱅크 친구들과는 관계없이 앱의 간편결제 서비스로 임베디드 금융이다.

​비교적 자리를 잘 잡은 페이코도 임베디드 금융이며 쿠팡페이, 당근페이, 컬리페이 등의 친구들도 전부 임베디드 금융에 해당한다.



임베디드 금융은 어떻게 가능해진 걸까?


기술의 발전, 규제 완화 두 가지 덕분이라고 할 수 있다.

먼저 기술의 발전을 살펴보면, 대표적으로 '클라우드컴퓨팅', '개방형 API'를 꼽을 수 있다.

​2006년 아마존의 'AWS' 보급을 시작으로 구글의 '구글 클라우드', 마이크로소프트의 'Azure'와 같이 IaaS 시장이 크게 성장하면서 본격적인 클라우드컴퓨팅 시대가 열렸다. 이 시대 이전엔 '온 프레미스(On-premises)' 방식이 일반적이었는데 기업이 서버를 직접 설치하고 보유하며 관리를 해야 하는 방식이었다.

설명이 단순해서 그렇지 서버 설치가 어디 쉬운가?

​일단 서버를 보관할 부지 마련해야지, 서버 설비를 위한 각종 장비 구매해야지, 설치해야지, 관리 및 유지 보수해야지... 돈이 엄청나게 깨지는 일이었다. 게다가 기업이 직접 운영하니 데이터도 폐쇄적으로 운영됐을 테고.

​이러다 IaaS의 보급으로 비용이 혁신적으로 감소하고 데이터를 활용하기 수월해지면서 자연스럽게 임베디드 금융을 수행하기 좋은 환경이 됐다.

데이터를 활용하기 좋아졌으니 연결 통로를 구축할 필요가 있지 않겠나?

​그러면서 연결 통로의 역할을 수행하는 'API'가 함께 발달하게 됐고 그 결과 물건이나 서비스를 구매할 때 매번 카드번호, CVC, 비밀번호 입력하지 않고 '00페이'를 등록해 자동 결제할 수 있는 편리한 상황이 된 것이다.


규제 완화는 기술의 진화 과정과 결제 환경의 변화 속에 맞춰 이뤄졌다. 유럽은 PSD(Payment Services Directive) 시행을 통해 핀테크의 성장을 만들어냈고 미국이야 뭐... 자본주의에 로비까지 가능하니 그냥 넘어가도록 하자.

가깝고도 먼 나라 일본의 경우도 2020년 '금융서비스 제공에 관한 법률'을 바꾸면서 핀테크 활성화와 임베디드 금융을 장려하는 정책을 피고 있는데 아쉽게도 국내는 아직 제도 개선이 부족한 상황이다. 하지만 스몰 라이선스 도입, 망분리 규제 완화 등을 통해 시장의 판을 키우려는 노력은 진행 중에 있다.




임베디드 금융, 왜 선호할까?


기업은 임베디드 금융을 통해 '더 자주', '더 많이', '손쉽게' 결제하길 원한다.


과거 온라인 결제 방식이 어땠지?


카드사의 안심클릭 페이지가 뜨면 카드번호, 안심클릭 비밀번호, CVC 코드를 입력해야 결제를 할 수 있었다. 참고로 이 방식은 '안심클릭'이라는 결제 방식이고 2004년 의무화되어 2010년 간편결제가 등장하기까지 꽤 오래 유지됐던 소위 '국룰' 결제 방식이었다.

응답하라 7080! (출처: 위시켓-길진세님 글 중)


그렇다면 우리는 지금 어떤 방식으로 결제를 하고 있나?

​카드를 1회 등록만 하면 원터치로 결제를 할 수 있다. 여기에 임베디드 금융으로 특정 기업의 카드를 만들면 보통 전용 추가 할인, 더 많은 포인트 적립 등 다양한 혜택을 받을 수 있다. 이걸 받으면? 또 쓰러 와야 하고, 또 사러 오면 이것저것 둘러보다 안 사도 될 걸 더 사게 되는데 기업은 이걸 원하는 것이다. 쉽게 '락인(Lock-in)'효과라고도 한다.

​결국 기업들은 락인효과를 통해 치열한 경쟁 속에서 나를 자주 찾아오고 지속적으로 결제하는 '충성 고객'을 만들기 위해 임베디드 금융을 선호하는 것이다. 물론 이렇게 연결해 주고 편하게 돈을 버는 PG사도 꿀이고 말이다. 그리고 그 위에는 은행이 있고 말이지.



정보통신산업진흥원(nipa)이 발표한 '2024 핀테크 품목별 ICT 시장 동향'을 보면 유망 기술에 '비접촉 결제', 'API', '음성 결제' 등이 모두 상위권에 포진해 있는 걸 알 수 있다.

23.05 ~ 24.04 IT 뉴스 매체 분석 결과 (출처: nipa)


AI의 발달로 기술의 발전 속도가 더 빨라졌기 때문에 임베디드 금융이 발전하는 핀테크 기술과 만나 또 어떤 방식으로 진화할지 지켜보는 재미가 있을 듯하다. 오늘 무언가를 결제하러 앱이나 웹을 켰다면 '임베디드 금융이 있는지 없는지' 한번 찾아보는 건 어떨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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