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기차, 배터리 구독으로 시장 재공략! "성공하면 혁명! 실패하면 안 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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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 6. 28.
전기차 성장세 둔화, 원인은?
2024년도 전기차 성장세 둔화는 더 심해질 예정입니다.
에너지 전문 시장조사업체인 SNE 리서치가 발표한 'Global 전기자동차 시장 및 배터리 수급 전망(~2035)' 보고서에 따르면, 2024년 전기차 판매량은 전년대비 17% 성장률을 기록할 것으로 예측했습니다.
성장세의 둔화는 2022년부터 시작됐는데 문제는 둔화 폭도 점점 커지고 있다는 점입니다. 그렇다면 왜 전기차 시장의 성장세가 점점 줄어들고 있는 걸까요?
SNE 리서치는 성장세 감소에 대한 주요 요인으로 세 가지를 꼽았습니다.
전기차의 관심도가 높았던 얼리터답터의 초기 구매 수요 완결
충전 인프라 부족
고물가, 고금리로 인해 실물 경기와 소비심리 위축
사실 이 원인보다 앞서 가장 큰 원인은 '신뢰도 떨어지는 배터리 문제'인데요.
현재 전기차 배터리 수명은 충전 횟수에 따라 차이는 있지만 평균 10~15년 정도로 예상하고 있습니다. 이때 배터리를 무조건 교체해야 하는데 소형 전기차의 배터리 가격이 약 2,600만 원 선으로 완전 교체를 진행할 경우, 배터리 관련 부품과 공임 등을 더하면 총 수리비가 3,200만 원 수준입니다. 차량 구매 가격이랑 비슷한 수준의 돈이 10년 후 들어야 하는 거죠.
문제는 10년이 아닐 수도 있는데 이걸 알 방법이 없다는 점입니다.
이게 무슨 소리냐고요? 전기차 배터리는 전체를 언제 바꿔야 하는지, 일부만 바꿔도 되는 건지 명확한 기준이 없습니다. 이러니 전기차 이용자는 배터리에 문제가 생기면 영문도 모른 채 무조건 다 바꿔야 하는 상황에 놓인다는 거죠. 그래서 차를 폐차하는 경우도 흔하다고 합니다.
게다가 배터리 모델명과 자동차 모델 가격표가 일치하지 않아 배터리 가격도 확인이 불가능한 경우가 있습니다. 현대모비스의 현대 전기차 배터리 부품 모델명과 현대자동차의 모델 가격표가 일치하지 않아 유저들이 직접 차량의 평균 가액을 기준으로 배터리 가격을 선정하고 거기에 20%를 더해 계산하는 일이 벌어졌습니다.
이러니 전기차에 대한 의심과 불만이 쏟아질 수밖에 없고 결국 전기차 성장세 둔화로 이어질 수밖에 없죠. 기업들이 항상 간과하는 게 하나 있는데, '의심과 불만은 생각보다 스노볼이 크게 굴러간다'라는 점입니다.
전기차의 배터리 문제, '구독'으로 해결하자?
배터리 문제를 해결하고 신뢰를 회복하려면 '구독' 서비스가 딱이다.
이게 뭔 소리야? 하실 수 있는데요. 기업들은 매우 진지합니다.
먼저 '구독 서비스가 왜 튀어나온 거지?' 가 궁금하실 텐데요. 2023년 6월 1일 배터리 저당권 설정을 위한 한국교통안전공단 등록시스템이 개편되면서
"배터리를 돌려쓰면서 효율을 높여보자!"
라는 얘기가 나오게 됐고 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국내에선 현대자동차, 기아를 중심으로 사업이 진행되고 있습니다.
전기차 배터리 구독 서비스를 아주 쉽게 정리하면 다음과 같습니다.
전기차 구매 시 배터리를 제외한 차량 가격만 지불한다.
배터리는 '구독 서비스'를 가입해 월 구독료를 납입한다.
배터리 수명을 '정량화'하고 타이밍에 맞게 교체하여 소비자 부담을 줄인다.
이렇게 되면 소비자는 초기 차량 구매 시 거의 3,000만 원 정도 되는 배터리 비용을 아낄 수 있고 이후 구독 서비스로 진행되기 때문에 기존 배터리가 고장나면 또 3,000만 원을 들여 교체할 필요 없이 서비스 내에서 혜택을 누릴 수 있게 됩니다.
만약 이게 실제 적용된다면 현대 자동차가 현재 출시한 전기차를 기준으로 구매 비용을 이 정도로 아낄 수 있습니다. 물론 구독 서비스가 시작되면 차량 보조금은 달라질 수 있습니다. (차량 가격도 안 올린다면요.)
이 정도 가격에 월 구독 결제지만 이후 배터리에 대한 고민을 완전 덜어낼 수 있다면 전기차에 관심을 갖기 충분해 보입니다.
개인 소비자에게 상용화하기 전 버스, 택시, 렌터카와 협업하여 여러 문제를 파악하고 보완할 예정이라고 합니다. 벌써 두 개 업체가 등장했는데요. 배대리와 현대 자동차에서 분사해 나온 피트인(PIT IN)이 있습니다. 기아자동차는 올 연말 현대캐피탈, 신한EZ손해보험과 손잡고 배터리 구독 서비스를 출시할 예정이라고 하니 2025년엔 '전기차 배터리 구독 서비스' 시장을 주목할 필요가 있어 보입니다.
배터리 구독 서비스, 걸림돌은?
배터리 구독 서비스는 아직 풀어야 할 숙제가 많은데요. 가장 큰 문제는 보험입니다.
첫 번째, 보험 보상체계가 명확하지 않다.
배터리 구독 서비스가 진행되면 차량의 소유권은 차주에게 배터리의 소유권은 구독 서비스 제공 업체가 갖게 됩니다. 하지만 현재 보험의 보상체계는 이 둘을 분리하고 있지 않습니다. 따라서 이를 분리하고 보상체계를 마련할 필요가 있습니다. 이미 작년 자동차 구독 서비스 업무 협약에 신한EZ손해보험이 함께 참가하여 이 부분을 해결하기 위한 방법을 마련 중에 있습니다.
두 번째, 명확한 권리 기준이 필요하다.
현행 형법상 자동차 사고가 발생하면 보험사는 차주에게 보험 처리를 해주는 대신 그 금액 범위 내에서 폐부품에 대한 권리를 취득하는데요. 구독 서비스를 이용하는 차주는 배터리 소유권이 없기 때문에 이 권리를 누가 가질 것인가에 대해 보험사와 구독 서비스사의 조율이 필요합니다.
세 번째, 책임 소재에 대한 문제가 있다.
배터리 문제로 인해 사고가 발생했더라도 단순 배터리 관리의 문제인지 운행 중 발생한 충격 등의 이유로 손상이 발생한 것인지 파악하는 것이 문제입니다. 이 문제로 인해 분쟁이 발생하면 보험금 지급 지연 등 소비자 피해가 발생할 수 있습니다.
이렇게 아직 넘을 산이 많은 상황이지만 활성화된다면 전기차 시장에 새로운 활력을 불어넣어 줄 수 있어 보입니다. 전기차 시장과 구독 서비스. 어울리지 않을 것 같았던 두 분야가 만나 시너지를 낼 수 있을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