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민, 13년 만에 구독 서비스 '배민클럽' 시작! "쿠팡 이츠, 도전를 받아주마"
SaaS in the world
2024. 5. 22.
배민, 13년 만에 구독 시장에 뛰어들다!
출처: 배달의민족 공식 유튜브 광고 영상
8090세대라면 이 광고를 기억하는 사람들이 꽤 많을 거라 생각한다.
이후 '맛있게 먹으면 0칼로리', '가재는 게 편이고 나는 많이 먹는 편', '왼손은 걷을 뿐' 등 배민 신춘문예를 통해 하나의 '트렌드'를 만들어내며 배달 앱 시장 1위를 넘어 하나의 문화를 만들어낸 '배달의민족'.
브랜드 차별화 뿐만 아니라 배민 라이더, 배민 1, 배민 커넥트, B 마트 등 배달 앱 시장에서 다양한 프로덕트로 확고한 1위를 차지하고 있는데 유일하게 배민이 손대지 않았던 분야가 바로 '구독 서비스'였다.
배달 앱 최초로 구독 서비스를 시작한 곳은 '요기요'인데, 2019년 슈퍼클럽으로 시작해 현재는 '요기패스X'로 바뀌었다.
구독 서비스가 대세가 되기 전, 흐름을 잘 읽었다고 생각한다. (출처: 요기요 공식 홈페이지)
가장 늦게 배달 앱 시장에 뛰어든 쿠팡이츠는 기존의 '와우 멤버십'에 기능을 추가하는 형태로 구독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특히 쿠팡이츠는 최근 와우 멤버십에 '알뜰배달 무료' 기능을 추가하여 배민에 도전장을 내민 상황이다. 처음엔 할인쿠폰으로 대응하던 배민도 이 도전이 '진지하다'라는 걸 깨닫고 13년 만에 첫 구독 서비스, '배민클럽'으로 도전을 받아들였다.
공격적인 마케팅은 쿠팡을 따라잡기 쉽지 않다. (출처: 쿠팡 이츠 홈페이지)
배민의 구독 서비스 '배민클럽'
배민도 공격적인 마케팅으론 지지 않는다. (출처: 배민 캡쳐)
배민클럽은 사용자에게 '배달비 무료' 혜택을 제공한다.
별도의 가입 절차가 없이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고 알뜰 배달은 기본 배달 팁, 거리에 따른 추가 배달 팁 모두 무료다. 한집 배달 주문 시 배달 팁은 1,000원 이하로 할인되며 거리에 따른 추가 배달 팁은 무료다. 다만 사용 가능 지역이 있는데 서울, 경기, 인천 등 수도권, 부산, 울산, 대구, 대전, 광주, 세종이다. 경기도는 지역에 따라 안 되는 곳도 존재한다.
6대 광역시를 모두 포함하여 오픈하는 건 이례적인 일인데, 초반 손해를 어느 정도 상정했을 거고 그 손해를 줄이기 위해선 모수 확보가 절대적이라 부담을 덜기 위해 이런 선택을 한 것으로 보인다. '박리다매'인 셈이다. 데이터를 빠르게 모을 수 있다는 장점도 있고.
배민클럽은 5월 28일부터 시작되는데 '오픈 베타 기간'을 둔다. 즉, 당분간 무료로 이용이 가능하다는 의미다.
오픈 베타는 종료 시점과 구독료 등이 아직 미정인데, 오픈베타 기간 동안 유저와 업주들의 데이터를 확보하고 이를 통해 어느 정도 결론을 낸 후 정식 서비스화할 예정인 듯하다. 특히 배달 라이더, 배달비와 관련하여 몇 번 이슈가 있었기 때문에 신중하게 접근하는 듯하다.
배민클럽, 목적은?
그렇다면 배민은 왜 '구독 서비스'를 꺼내들었을까?
배민이 구독 서비스를 선택하게 된 원인은 크게 두 가지로 보이는데
배달앱 시장 자체가 가진 문제점
락인 효과(Lock-in effect)를 노린 쿠팡의 공격적인 마케팅
으로 볼 수 있다.
일단 배달 앱 시장에서 배민이 시장 내 압도적인 1위긴 하지만 배달 시장의 특성상 한 가지 앱만 쓰는 사람들은 많지 않다. 이러다 보니 유저 입장에선 '나한테 많은 이득을 주는 걸 쓰지 뭐'가 될 수밖에 없고 필연적으로 할인, 쿠폰 발생이 많아질 수밖에 없다.
그동안 확실한 브랜딩을 통해 압도적으로 높은 사용자를 보유한 배민은 상대적으로 이 상황에서 자유로웠기 때문에 굳이 많은 할인을 제공하지 않아도 사용자를 잃을 일은 적었다. 여러 논란으로 잃으면 잃었지. 하지만 쿠팡이츠의 공격적인 마케팅으로 인해 시장이 요동치는 모습을 보며, '확실한 고정 사용자를 확보해야겠다'라는 판단이 선 듯하다.
두 번째는 위 내용과 이어지는데,
락인 효과를 노린 쿠팡이츠의 '공격적인 마케팅' 전략을 저지하려는 의도도 있어 보인다.
'락인 효과(Lock-in effect)'는 고객을 특정 제품이나 서비스에 묶어두는 전략으로 '고착 효과'라고 부르기도 한다. 쿠팡이츠는 와우 멤버십에 무료 배달 서비스를 제공하면서 처음으로 요기요를 제치고 2위에 올라섰다. 다시 말하면 다양한 배달 앱을 사용하던 사용자들이 쿠팡이츠로 락인됐다는 얘기기도 하다. 배민은 이 행보가 향후 위협이 될 수 있다고 판단한 듯하다.
추가로 쿠팡이츠는 무료 배달 서비스를 제공할 때
"10% 할인쿠폰 받을래? 아님 무료 배달 받을래?"
조삼모사 전략을 들고 왔는데 압도적으로 무료 배달을 택했다는 것도 지속적으로 배달비 논란이 있어왔던 배민 입장에서 불안 요인으로 작용했을 것이다. 또 배민은 이를 방어하기 위해 할인 쿠폰으로 대응해왔는데, 10% 이상의 할인 쿠폰을 지속적으로 지출해야 하는 것도 쉬운 선택은 아니었을 테고 말이다.
배민이나 쿠팡 둘 다 자본력, 마케팅 모두 꿇릴 게 없기 때문에 배민클럽의 결과 이후 2024년 하반기 또는 2025년 상반기 박 터지는 싸움에 돌입하지 않을까 싶다.
창의적인 마케팅으로 리더의 자리에 오른 배민과 자본 우위적 마케팅 전략으로 경쟁자를 꺾어버리는 쿠팡이츠, 자강두천의 전면전! 솔직히 마케터 입장에선 매우 기대되는 승부다.